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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리뷰

운도 좋고 영리한 영화 : 영화 엑시트 (EXIT) 리뷰 후기 (조정석, 윤아 주연)

 

* 본 리뷰는 본의 아닌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영화 엑시트 (Exit,2019)

 

누적 관객 수 800만을 앞두면서 의외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엑시트를 관람하였습니다.

사실 재난영화를 크게 좋아하지 않고, 좋아하는 배우도 나오지 않아서 크게 관심이 없었으나 주변의 평이 하도 좋아서

심심풀이 땅콩 겸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주변의 평 때문에 다소 기대를 안고 영화를 관람 후 드는 저의 생각은 엑시트는 "운도 좋고 영리한 영화"라는 것입니다.


1. 운 좋은 영화

일단 엑시트가 이만큼 흥행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현재 대작이 상영하지 않아 특별한 경쟁작이 없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영화의 퀄리티를 비하하고자 하는 의미는 아닙니다. 영화가 흥행할만한 많은 요소가 있었지만 대작들이 엑시트와 함께 대거로 개봉한 상황이었다면 이 정도의 흥행은 힘들었을 영화라는 뜻입니다.

모든일의 성패에서 타이밍 또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기에 이러한 부분에서 엑시트는 굉장히 운이 좋았습니다.

 

2. 영리한 영화

주변의 평 덕분에 큰 기대를 안고 영화를 본 저에게 엑시트는 결론적으로 '기대보다는 못미치는' 영화였습니다.

기대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드는 몇몇 요소들이 있었습니다.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전개, 갑분드론(...), 독가스가 왜이리 천천히퍼져?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리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 이유는, 보통의 재난영화의 공식에서 빗겨가는 몇 몇 포인트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엑시트의 흥행을 견인한 해당 포인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흥행 포인트 #1. 신파 없는 재난영화

다급한 상황에서도 장난끼 어린 주연들의 표정

엑시트가 영리한 영화라고 생각한 가장 큰 포인트입니다.  '신파 없는 재난영화'.

'재난영화' 라고 하면 보통 떠오르는 고정관념들이 있습니다. 위급상황에 모두가 절박하고, 생사의 기로에서 선택의 위기가 찾아오고…  슬프지만 다소 피로함이 몰려오는 그런 장면들입니다. 엑시트는 이러한 연출을 과감하게 제거했습니다.

독가스가 올라오지만 구조대는 오지않는, 생명이 위험한 상황임은 분명한데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긴장되지만 슬프지 않습니다. 두 남녀 주인공이 절망감에 우는 장면도 다소 코믹하게 표현됩니다.

재난영화는 반드시 슬프고 절박해야 할 것 같은데, 오히려 이런 부분이 없기에 영화가 산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을 하나 더 얘기하자면, 엑시트에서는 사람이 죽는장면이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리 영화일지언정 사람이 죽는 모습을 보는 것이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닌데, 이런 장면이 나오지 않아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또한 악역이 없습니다. 안그래도 힘든 상황에 분란을 일으키는 악당들이 재난영화에서는 한 명씩 나오기 마련인데, 엑시트는 그러한 악역없이도 영화를 이끌어갔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점장역이 악역이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타 재난영화에비교하면 귀여운 정도이기에 패스했습니다.)

 

 

흥행 포인트 #2. 영화 초반부의 '리얼리티'가 주는 유머

현실에 있을 것 같은 30대 백수의 모습

엑시트 초반부분에는 남자주인공인 용남(조정석)의 '현시창' 상황을 잘 보여줍니다. 30대 중반이지만 아직 취준생으로 가족들의 눈칫밥을 먹고 있는 설정인데, 설정자체는 평범하다고 할 수 있으나 이 상황을 '진짜 리얼하고 웃기게' 보여주었습니다.

용남이가 철봉 묘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초등학생 조카의 친구들이 이상한 루머를 이야기하는 장면이나 (실제로 저 초등학생 때에도 동네 백수 아저씨를 보고 이상한 루머가 돌고는 했습니다. 묘하게 리얼리티가 있어서 더욱 웃겼습니다.) 용남이의 누나가 용남이에게 잔소리 하는 장면 (남동생 있는 누나들은 다 공감할 것 같아요) 등이 너무 리얼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극 초반부에 리얼한 유머를 주고 본격적인 재난이 시작되는 흐름이 좋았습니다.

 

 

흥행 포인트 #3. 역시 이 영화의 팔할은 '조정석'

앞으로의 연기 활동이 기대되는 배우 조정석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팔을 비틀며 키스 흉내를 내는 부분이나, 영화 '관상'에서 내공있는 댄스를 보여줄 때 부터 느꼈지만 조정석의 유머연기는 타고난 것 같습니다.

신기하게 다소 과하고 오버스러운 동작도 조정석이 하면 웃깁니다. 웃기고 그냥 귀엽습니다. 

조정석은 타고난 유머연기와 더불어 재난영화에 어울리는 액션을 선보이며 영화를 리드하였습니다. (몰랐는데 실제로도 대학생 때 '신체 훈련 동아리' 활동을 했었다고 합니다. 철봉씬도 직접 연기하였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지금도 이미 스타배우지만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여서 (코믹부터 멜로 액션까지 모두 커버 가능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대성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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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

반드시 보아야하는 명작까진 아니지만, 신선한 재난영화를 보시고 싶으시다면 추천합니다!